우리 집에는 난방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. 단열이 잘 되는 집에 벽난로, 각 실 마다 조절 가능한 난방방식, 돌침대, 반욕기, 곳곳에 놓여 있는 방석, 각종 무릎 덮개, 심지어 황토 좌훈기까지 다양하다. 이 모든 것들은 아내의 몸이 차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다. 평생 아랫 배가 차서 힘들게 살아 왔던 아내는 10여 년 전 자궁근종을 제거하기 위해 자궁적출수술 까지 받아야 만 했다. 그렇다고 집 안을 모두 뜨겁게 난방하는 것도 매우 부담스러운 일이었다.
다른 한 편 거실 쇼파에 무릎 덥개를 감고 비스듬히 기대어 텔레비젼을 보곤 했던 아내는 이제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. 이러한 아내의 압력으로 만들어진 것이 거실 쇼파형 평상이다. 앞뒤 폭이 90cm,길이가 2m가 넘는 이 평상은 지난 봄에 만들어 사용해 왔는 데 여름엔 통풍이 잘 되어 매우 시원하며 장마철에도 건조하고 바닥으로 청소기가 들어가 언제나 청결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.
그러나 이 평상의 진가는 겨울에야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. 바닥에 온수매트를 천연가죽으로 주문제작해서 깔았더니 거실에 온돌방이 하나 생긴 것이다. 거실 바닥은 발이 시리지 않을 정도로 난방을 하고 필요할 때 이평상의 난방 스위치만 올리면 잠시 후 평상 바닥이 온돌방으로 변한다. 온수를 사용하기에 전자파의 위험도 전혀 없으며 국산 참죽나무로 튼튼하게 짜 만든 평상은 묵직하고 근사한 자태로 거실의 품위를 더해 준다. 물론 인체에 해로운 요소는 전혀 없고 몇 대를 물려 사용할 수록 깊은 맛이 더해지리라 확신한다.
하루의 노동을 끝내고 저녁을 맞이하여 거실에 앉은 우리 세 식구는 이 평상의 뜨끈한 아랫목에 눕고 기대고 서로 다리를 걸치면서 온 몸을 지져댄다. 바닥의 열기로 아픈 허리도 노동의 피로도 풀어지고 텔레비전의 소리를 자장가 삼아 의식도 아득해 진다. 그리고 확인한다. 우리는 서로 온기를 나누어야 할 한 가족임을.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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